누군가에겐 집이라는 곳이 안락하고 친숙한 공간일지라도 나에게 이곳은 낯선 공간으로 다가왔다. 이러한 감정은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생긴 그을린 얼룩, 내 방과 안방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것, 쓸모없는 채로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 등 사소한 것들로부터 느낄 수 있었다.
이곳에 있는 사물들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며 사물이나 공간이 아닌 인물도 하나의 구성요소로 바라보게 되었다. 부정하고 싶은 낯섦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이곳에서의 변화는 무시라도 한다는 듯 냉정하기만 했다. 내가 의식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생겨난 변화된 형태가 마치 이곳과 나의 거리감, 대상과의 관계를 대면하는 듯 했다.
불안정한 상태로부터 여전히 변해가는 과정들을 관찰하며 그것들의 외형을 비추고자 한다.